쑤기미

쑤기미_제주_2009_김병직
학명
Inimicus japonicus
방언
동치, 셍키, 소치, 손치, 솔치
정의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딸린 바닷물고기.
내용
쑤기미의 머리는 좌우로 납작하고 꼬리는 위아래로 납작하다. 등지느러미 가시에 독이 있다. 크고 울퉁불퉁 한 머리에 피질돌기가 발달해서 지저분하게 보인다. 주위 환경에 맞게 몸 색깔을 바꿔 자신을 보호한다. 눈은 작고 툭 불거져 있다. 옆줄 하나가 나 있고 이 줄을 따라 작은 촉수처럼 생긴 돌기가 나 있다. 가슴지느러미 맨 아래쪽 줄기 두 개는 지느러미와 분리되어 있다. 비늘이 없으며 살갗은 거칠거칠하고 도톨도톨하다. 바위틈이나 바위 구멍 같은 곳을 좋아하며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암수딴몸으로, 산란기는 6, 7월이다. 육식성 어종이며, 피질돌기로 독특한 외형을 갖고 있다. 콜라겐 섬유가 풍부한 백색 육질로 쫄깃해서 횟감으로 쓰이는 고급 어종이다.
지역 사례
쑤기미의 방언형은 ‘소치, 손치, 솔치’ 형 외에 특이하게 ‘동치, 셍키’로도 나타난다. 방언형 ‘쏠치’는 제주도 전 지역에 고루 분포한다. ‘소치’는 제주도 남서부지역인 중문, 안덕에 분포하며, ‘손치’는 동부지역인 성산과 서부지역인 애월, 한경 등지에 나타난다. ‘동치’는 구좌, ‘셍키’는 비양도에서 조사되었다.
특징과 의의
쑤기미의 쏘는 성질을 이용하여 금기어나 새로운 어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정월 초사을날 바농질허믄 바당에 뎅기는 사름은 손치 쎄운다(정월 초사흗날 바느질하면 바다에 다니는 사람은 쑤기미 쏘인다.).”라 하여 정초에 바느질을 금할 것을 쑤기미를 빌려 표현하고 있다. 쑤기미에 쏘였을 때는 돼지띠인 사람이 이로 쏘인 데를 꼭꼭 씹어 주면 낫는다고 한다. <문전본풀이>에 ‘남선비’의 첩이자 악행을 벌였던 ‘노일제데귀일의 딸’의 최후가 나오는데, “입은 그찬 데껴 부난 솔치가 되(입은 잘라서 던져 버리니 쑤기미가 되)”었다고 한다. 해녀들은 풍랑이 거세어 험한 바다를 ‘솔치바당’이라고 한다. 쑤기미에 쏘일까 봐 조심하듯 거센 풍랑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계의 말이다.
참고 문헌
명정구 외 2명, 《제주 물고기 도감》, 지성사, 2015.
명정구·조광현, 《한반도 바닷물고기 세밀화 대도감》, 보리출판사, 2021.
정문기, 《한국어도보》, 일지사, 1977.
제종길 외 4명, 《우리바다 해양생물》, 다른세상, 2002.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현재와 미래의 해양생물자원》(부산과 제주 연안), 2015.
필자
강영봉(姜榮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