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잔가시모자반


잔가시모자반_마라도_2020_강정찬

학명

Sargassum micracanthum


방언

실겡이ᄆᆞᆷ


정의

모자반과에 딸린 바다풀.


내용

잔가시모자반은 갈색의 다년생 대형 해조류이다. 헛뿌리는 원뿔 모양으로 바위에 단단히 붙고, 끝에서 여러 개의 줄기를 동시에 낸다. 연령이 오래된 개체의 경우 헛뿌리가 혹처럼 부풀며 줄기의 하부를 매몰하기도 한다. 줄기는 짧은 원통 모양으로 1~2회 두 갈래로 갈라지며 각 말단부에 1~3개의 중심 가지를 형성한다. 중심 가지의 하부는 단면에서 모서리가 날카로운 삼각형이고 상부로 올라갈수록 모서리가 둔해지며 사각형이 되기도 한다. 중심 가지의 모서리를 따라 가시 모양의 돌기들을 형성한다. 가지는 중심 가지의 편평한 면에 어긋나기로 나며 중심 가지보다 짧다. 잎은 하부에서 긴 타원이나 창날 모양으로 얕은 톱날을 형성하며 상부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고 톱날은 깊어져 중앙 잎맥 부분에 다다른다. 중앙 잎맥은 잎의 표면에 돌출하여 뚜렷하게 관찰된다. 공기주머니는 공 또는 타원 모양으로 짧은 자루로 가지와 연결되고 꼭대기에 침 모양의 돌기 또는 잎을 갖는다. 공기주머니의 좌우 능선을 따라 일렬로 배열된 작은 침 모양 돌기들이 쉽게 관찰된다. 포자를 형성하는 가지는 편평한 주걱 모양이다. 저조선 인근에서 쉽게 관찰되고 높이 70cm까지 자라는 다년생 해조류로 5~6월에 성숙하여 포자를 방출한다. 포자 방출 후 번식에 참여한 가지는 급격히 노쇠하고 7월부터는 높이 20cm 내외의 어린 중심 가지들만 남는다. 식용하지 않으며 주로 거름으로 사용한다.


지역 사례

잔가시모자반은 음력 2~3월에 채취하였다. 이때는 외톨개모자반, 알쏭이모자반, 괭생이모자반 등도 채취한다. 봄에 채취하는 모자반을 ‘봄듬북’이라고도 한다. 잔가시모자반은 비교적 깊은 바다 갯바위에 붙어 자란다.
구좌읍 평대리에서는 잔가시모자반과 괭생이모자반처럼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모자반을 ‘바당듬북’이라고 하고 외톨개모자반과 알쏭이모자반처럼 비교적 얕은 바다 갯바위에 붙어 자라는 모자반을 ‘ᄀᆞᆺ듬북’이라도 하였다.
한림읍 한수리와 수원리 바다에서 잔가시모자반 어장은 ‘켓여’였다. ‘켓여’는 한수리와 수원리 해녀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 두 마을 해녀들이 잔가시모자반을 채취하기 위해서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이 마을에서는 어부들이 ‘줄낫’이라는 어구로 잔가시모자반을 베어냈다. ‘줄낫’ 양쪽에는 길게 밧줄을 묶었다. 잔가시모자반을 채취할 때는 배를 타고 나가서 했다. 배 한 척에 노 젓는 사람 1명, ‘줄낫’으로 잔가시모자반을 베어내는 사람 2명, 그리고 물 위에 뜬 잔가시모자반을 ‘공젱이’로 건져 배 위로 올리는 사람 1명이 공동으로 작업했다. 음력 2월에 채취한 잔가시모자반은 생째로 보리 위에 덮는 수가 많았다.


특징과 의의

제주지역에서는 다른 식용하지 않는 모자반과(Sargassaceae) 해조류와 함께 ‘ᄆᆞᆯ’, ‘ᄆᆞᆯ망’으로 불렸다. 잔가시모자반은 잎과 공기주머니의 모양이 괭생이모자반 (Sargassum horneri)과 유사하여 서로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잔가시모자반은 억센 질감, 다년생, 헛뿌리와 가지의 형태에서 서로 차이를 보이므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참고 문헌

강정찬 외, 《제주도에 서식하는 모자반류》, 만타스마린랩, 2019.
고광민, 《제주도의 생산기술과 민속》, 대원사, 2004.
고광민, 《제주 생활사》, 한그루, 2018.
김명숙 외 4명, 《제주 우도의 해조류 다양성》, 제주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2022.
이기완, <제주도 해양생물의 지방명-1. 조류>, 《해양 과학연구소 연구논문집》 5, 제주대학교 해양과학연구소, 1981.
제주특별자치도·제주섬문화연구소, 《제주도해녀문화총서Ⅰ》, 2019.


필자

강정찬(姜丁巑), 고광민(高光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