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채복녀

採鰒女


정의

이학규가 전복을 캐는 아낙을 읊은 장편 한시.


내용

이학규(李學逵, 1770~1835)의 <채복녀採鰒女>는 《낙하생집》 권7, <인수옥집>에 실려 있다. <인수옥집>은 저자가 1802 ~1805년에 지은 작품을 모은 것이다. 이때 저자는 김해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었고, 이때 거처하던 곳을 인수옥이라 하였기에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 저자는 신유사옥(辛酉邪獄)에 연루되어 전라도 능주에 있다가 경상도 김해부로 옮겼다. 따라서 이 시에 나오는 잠녀는김해지역의 모습을 보고 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채복녀>1_이학규《낙하생집》_한국고전번역원(한국고전종합DB)

 

<채복녀>2_이학규《낙하생집》_한국고전번역원(한국고전종합DB)


이학규의 <채복녀>는 400자 50구의 5언 장편시이다. 이 시는 10개의 단락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단락은 전복을 탐하지 말라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인은 길쌈하는 아내를 얻으면 같은 무덤을 쓰지만 전복을 먹으려다가는 물고기 밥이 된다고 하였다. 2단락은 흉측한 잠녀의 모습을 그렸다. 잠녀 명부에 올라 잠수 일을 하다 보니 그 모습이 귀신이나 도깨비나 다름없다고 하였다. 3~8단락에서는 잠녀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그렸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 술 한잔으로 속을 데우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물속에 들어가는 모습을 그렸는데 몸에 줄을 매고 줄을 따라 물속을 오르내리는 모습이 매우 독특하다. 물질이 끝나고 나서 아기에게 젖 물리는 장면이나 남편이 쌀을 얻고 돌아오는 장면은 이들의 삶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이 담겨 있다. 9단락에서는 아전들이 독촉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시인은 잠녀들이 목숨 걸고 채취한 전복이 관아 부엌을 채우고 서울 관리들에게 뇌물로 바쳐지는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잠녀들에게 남는 것은 그저 전복갑일 뿐이라고 일갈하였다. 잠녀들의 비참한 현실이 부각되는 단락이다. 마지막 10단락에서는 잠녀의 가련한 삶을 되새기며 마무리하였다.


특징과 의의

이학규는 김해지역에서 유배 생활을 했고 이 지역에서 보고 들은 잠녀의 모습을 <채복녀>에 담았다. 잠녀가 제주도뿐만 아니라 남해안 바닷가 지방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질하는 장면에 서 잠녀의 몸에 줄을 매는 모습은 다른 작품에서는 보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이국진, <이학규 한시의 표현기법과 미적 특질 연구>,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1.
이봉원, <낙하생 이학규의 <금관죽지사> 연구>, 동아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9.
최해연, <낙하생 이학규 지역시 문학연구: 김해 지역시를 중심으로>, 숭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0.


필자

김새미오(金새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