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탐잠수녀

歎潛水女


정의

조관빈이 섬세한 시어로 잠녀의 애환을 노래한 한시.


내용

조관빈(趙觀彬, 1691~1757)은 조선 후기 문신으로 1731년 대사헌에 있으면서 이광좌李光佐를 탄핵하였다. 이 사건으로 당론을 일삼고 대신을 논척했다는 죄명으로 제주도의 대정현에 유배되었다.
<탄잠수녀歎潛水女>는 《회헌집》 권3에 실려 있다. 이 시의 앞에는 <이박소안도移泊所安島>가 있고 이 시의 뒤에는 <주과화탈舟過火脫>, <박별포泊別浦>가 있는 것으로 보아 <탄잠수녀>는 소안도의 잠녀를 보고 지었거나 제주 잠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지은 것으로 보인다.

 

〈탄잠수녀〉1_조관빈의《회헌집》_한국고전번역원(한국고전종합DB)

 

〈탄잠수녀〉2_조관빈의《회헌집》_한국고전번역원(한국고전종합DB)


<탄잠수녀>는 크게 4단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단락은 도입부로 섣달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운 바다로 뛰어들어 전복을 채취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두 번째 단락은 고생스럽게 전복을 캐고 또 캐도 부모와 남편은 결국 형벌을 받고 해녀 자신은 수한병水寒病으로 쉬지도 못하는데 심지어 뱃속의 아이까지 낙태되는 처참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시인은 신역身役과 관아의 재촉 때문이라고 하였다. 세 번째 단락에서는 관아의 착복으로 올린 전복이 결국 관리의 반찬과 권문세가의 뇌물로 바쳐지는 상황을 말하였다. 잠녀들이 임금께 하소연하려고 해도 길은 멀고 힘도 없어 탄식하는 모습도 그렸다. 마지막 네 번째 단락에서는 제주로 유배길을 가는 자신도 예전에 고관대작이었다는 점을 깨닫고 장탄식하면서 “전복은 나의 소반에 올리지 마오.”라고 마무리하였다.


특징과 의의

<탄잠수녀>는 제주로 유배 오는 도중에 지은 시이다. 이 시의 핵심은 자신에게는 전복 반찬을 올리지 말라는 구절이다. 이는 지금까지 잠녀들이 자신과 같은 관리와 고관대작들 때문에 고생한다는 점을 깨닫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 있기 때문이다. <탄잠수녀>에는 아이를 낙태한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임신한 상태로 물질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잠녀의 험악한 상황은 다른 작품에서 는 찾아보기 힘든 표현이다.


참고 문헌

김남기, <회헌 조관빈의 삶과 시세계>, 《한국한시작가연구》 16, 한국한시학회, 2012.
김윤중, <회헌 조관빈의 탐라잡영 연구>, 제주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0.
김형술, <회헌 조관빈의 한시와 초림체>, 《우리문학연구》 55, 우리문학회, 2017.


필자

김새미오(金새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