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대백과사전



개관

바닷속에 들어가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작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해녀나 잠수부에 대해서 경이롭게 인식하는 한편, 그 고통과 애환을 시로써 절절하게 그려내곤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여러 선비에 의해서 한시의 형태로 해녀 관련 작품이 발표되었다. 조관빈의 <탄잠수녀歎潛水女>(1730년대), 신광수의 <잠녀가潛女歌>(1764), 이학규의 <채복녀採鰒女>(1802~1805), 조정철의 <탐라잡영耽羅雜詠>(19세기 초), 이예연의 <채복採鰒>(1830~1832), 이원조의 <용두관채복龍頭觀採鰒>(1841), 김윤식의 <채복아採鰒兒>(1860년대) 등이 그것이다. 다수의 한시 작품에서 전복 따는 제주해녀를 묘사하였는데 남해안 지역의 해녀나 어린이가 물질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도 있다. 목숨을 걸고 작업하는 해녀들을 보는 옛 시인들이 낭만성을 배제하고 애민 의식을 표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해산물이 상품으로 더욱 각광 받으면서 해녀에 대한 수탈이 심해졌다. 1930년대 초반 구좌읍, 성산읍 일대에서 불린 강관순의 <해녀의 노래>는 가사 속에 제주해녀의 생활상과 정서, 그리고 항쟁정신을 잘 담아내었다. 일본에서 노동하면서 시를 썼던 김이옥은 1940년대 초반에 <슬픈 해녀여>, <해녀1>, <해녀2>를 남겼는데, 이들 시에서는 어린 해녀들을 주목하여 그들의 고단함과 비애를 잘 그려냈다.
해방 이후의 현대시에서도 해녀들이 형상화된 경우는 많았다. 서정주의 <제주도의 한여름>, <제주도에서>나 정한모의 <해양시초海洋詩抄> 등 외지 출신이 쓴 시에서는 감상적으로 제주해녀를 그려내는 경우들이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제주 출신 시인들은 생활인으로서의 해녀를 그려내는 작품들을 많이 내놓았다. 그 가운데 허영선의 시집 《해녀들》은 제주해녀들이 겪어온 물질 작업의 고통과 제주 현대사의 아픔을 유효적절하게 결합하여 승화시킨 작품들을 엮어내었다.


참고 문헌

김동윤, 《제주문학론》, 제주대학교 출판부, 2008.
김병택, 《제주현대문학사》, 제주대학교출판부, 2005.
김영화, 《변방인의 세계: 제주문학론》, 제주대학교출판부, 1998.


필자

김동윤(金東潤)